지난주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으로 호된 대가를 치렀지만 두 번째 무대에서는 누가 탈락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가수와 제작진, 시청자 모두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어느덧 음악을 즐기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소라부터 정엽까지...7인 7색 무대
첫 번째 무대를 장식한 이소라는 평소 묵직했던 저음에서 한껏 힘을 뺀 ‘나의 하루’를 재즈보컬풍으로 선보였다. 두 번째 도전자인 백지영은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김범수의 ‘약속’을 자신만의 애절함으로 표현해내 박수갈채를 받았다.
재도전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던 김건모는 공연에 앞서 "청중평가단과 시청자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겠다"라며 “재도전할 수 있게 용기를 북돋워준 후배들에게 감사하다. 보답하는 것은 이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사죄의 뜻을 전했다.
정엽의 ‘유아 마이레이디’를 부른 김건모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여유와 재치를 버렸다. 대신 관록이 묻어나는 진지함과 노련함으로 무대를 장식했다. 김건모의 무대는 여느 가수보다 큰 호응을 얻었다.
4번타자였던 김범수의 무대는 말이 필요없었다. 이소라의 ‘제발’은 김범수표 발라드로 재탄생해 청중평가단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매니저인 박명수가 청중평가단의 박수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나 김범수를 맞이할 정도로 그의 노래는 강렬했다.
대한민국 대표 록커 윤도현은 백지영의 히트곡 ‘대시’를 강렬한 록버전으로 선보였다. 13년만에 함께 무대에 선 전 YB기타리스트 유병용과 함께 한 공연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박정현은 김건모의 ‘첫인상’을 뜨거운 라틴댄스곡으로 승화했다. 박정현표 ‘첫인상’은 마치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고 그의 퍼포먼스는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트공연을 연상케 했다.
마지막을 장식한 정엽의 ‘잊을게’는 대한민국 대표 소울 가수의 자존심을 살린 무대였다. 중간평가에서 7위를 차지했던 정엽은 강렬한 록음악인 ‘잊을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해냈다.
7인의 가수들은 일곱가지 빛깔로 주말 저녁을 아름답게 물들였다. 한 명, 한 명의 무대가 끝날 때마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정엽 아름다운 탈락…한달 휴식공지에 시청자 “우리가 성급했다”
이소라의 말처럼 “너무 빨리 보내기 싫을 정도로” 아름다운 무대를 접했지만 약속은 약속이었다. 500인의 청중평가단이 뽑은 1위는 이소라의 ‘제발’을 부른 김범수가 선정됐으며 YB의 ‘잊을게’를 부른 정엽은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정엽은 “처음부터 재도전은 고려하지 않았다”라며 “이제 심리적인 부담감에서 해방됐다. 시청자의 한사람으로 프로그램을 즐기겠다”라고 탈락 소감을 전했다. 정엽과 함께 지난 한 달여간 경쟁을 벌였던 여타 가수들은 떠나는 정엽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나는 가수다’는 짙은 여운을 남긴 채 한달간의 휴식기에 들어간다.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으로 기획자였던 김영희 PD가 경질되고 후임 신정수 PD가 프로그램을 재정비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며칠 동안의 논란이 워낙 거센 터라 현재 출연 가수들이 그대로 출연할지는 미지수다.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 및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한달 후 ‘나가수’를 다시 볼 수 있나요”, “감동이었다. 이 포맷 계속 유지해주세요”, “1위도 7위도 없었다. 감동 그 자체” 등 이날의 방송내용에 대한 호평이 가득했다.
또 “김영희 PD복귀 요청”,“나가수를 다시 제자리에 돌려달라”, “한주만 기다리면 될 것을 ...” 등 MBC의 성급했던 PD경질과 프로그램에 비판을 쏟았던 시청자 스스로의 자정에 대해 돌아보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외에도 그동안 ‘나는 가수다’의 음악을 맡았던 하우스밴드 멤버들의 노고를 칭찬하는 글이 게시되는 등 그 어느 프로그램보다도 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