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와 관련, 1일 오전 청와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국익에 반하면 계획(대선 공약)을 변경하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반박자´ 빠른 기자회견은 정면돌파의 차원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병을 키우기 보단 직접 ´신공항 처방전´을 내려 논란에 대한 조기수습에 나서겠다는 것.
이미 후보지역인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지역민들이 "정부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기를 들고 있고, 해당 지역구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통령 탈당"까지 거론하며 반발하는 등 ´병세´는 악화되고 있다.
처방전 핵심은 ´경제논리´였다. 이 대통령은 "경제적 타당성이 결여될 경우, 국가와 지역의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신공항 건설 문제와 관련 가장 많이 거론한 단어는 "경제성"과 "국익"이었다. 국정 책임자로서 ´경제논리에 따른 국익 최우선´이라는 기준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신공항 건설에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설명을 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신공항 건설을 하면) 적자가 불 보듯 뻔한데, 이 공약을 결정하면 대통령 개인은 욕먹지 않을 지 몰라도, 대통령 편하자고 국민과 다음 세대까지 부담되는 사업을 할 수는 없다"며 "다음 정부와 미래 세대가 떠안을 부담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일본과 중국에 허브공항이 있지만, 그 곳은 (우리 후보지역과 달리) 경제 규모도 그렇고 인구도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발전과 경제성이 상충된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지역발전이 곧 경제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에 공약으로 집행되는 사업이 140조원이 넘는데, 그 중엔 그대로 집행되지 않아야 할 것도 많다"며 "중앙정부 지자체에서 선거공약 그대로 간다면 아마 국가재정이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탈당을 요구한데 대해서는 "아마 화가 나신 분들이 하신 말씀 아니겠는가"라며 "막말을 피하면서 서로 힘을 합쳐 지역발전에 매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공항 건설 공약 불이행에 대한 유감표명의 수위를 "송구스럽다"로 했다.
이 대통령은 "신공항에 대한 강력한 지역 주민들의 요구는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발전을 이뤄보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됐음을 잘안다"며 "신공항은 여건상 짓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해당 지역 발전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의지는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표와 ´마찰이 생겼다, 충돌했다´고 안하셔도 된다"
이 대통령은 "신공항 건설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반발과 관련, "나도 이해하고, 박 전 대표도 이해할 것"이라며 정면충돌을 피했다.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가 고향(대구)에 내려가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입장을 이해한다"며 "하지만, 내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다는 것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일을 직접 집행하는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나 하나 편하자´하고 결정해 버리고 떠날 수도 있으나 그것으로 인한 피해는 다음 세대가 입는다는 것을 알면 책임 있는 지도자로서는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와 갈등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도 "신공항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언론에서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로 가지고 ´크게 마찰이 생겼다, 충돌이 생겼다´는 보도는 안 하셔도 된다. 이 문제는 입장에 따라 견해를 달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관련 질문을 한 기자에게 "한겨레신문이죠"라고 매체를 되묻고, "한겨레는 그렇게 (박 전 대표와 마찰로) 보도 안하셔도 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천지개벽이 두 번 돼도 독도는 우리땅"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 및 현안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 "대통령으로 말을 아낄 뿐, 심정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다"며 "천지개벽이 두 번 돼도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독도를) 실효적 지배하고 있다. 멀리서 내 것이라고 하는 사람과는 목소리가 다르다"며 "왜 한국이 대응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이것은 지혜로운 방법은 아니고,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일은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정치적으로 접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거듭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성이 있으면, 천안함 폭침-연평도 피격에 진정한 자세로 대답을 해야 한다"며 "그러면 우리는 모든 회담에 적극적으로 응할 것이고, 그래야만 6자회담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렇다고 융통성 없이 꽉 막혀 있는 것은 아니다. 막무가내로 안 하겠다는 자세는 아니다"며 "이제까지의 잘못된 남북관계를 제자리에 갖다 놓고 대화를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방개혁 307 계획´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육-해-공군의 합동성"이라며 "연평도 포격 당시 해병대가 K9 하나만 들고 대응을 했는데, 이는 육해공군이 함께 해야할 작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천암한-연평도 사건을 당하고도 개혁을 못하면 우리에게 기회가 없다"며 "이번 기회에 개혁을 해야 하고, 각자 이기적 생각을 버리고, 국민들을 안심시키느냐는 차원에서 협심할 것이다. 김관진 국방장관을 중심으로 연내에 성공적으로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